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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책 리뷰

by 두우이잇 2023.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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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gt; 책 리뷰

 

책 제목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서울대학교 최고의 '죽음' 강의)
저자  유성호
정가  18,000
발행  19/01/23
출판  21세기북스 

 

코로나가 서서히 퍼지기 시작할 때 쯤 같이 수면위로 떠올랐던 MBTI. 사실 MBTI는 1990년대 초반에 시작됐는데 최근 2030 세대 사이에 유행처럼 퍼지게 된 것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있었다. 미래가 불안정한 청년층의 심리의 반영으로 자신과 타인을 계량화, 비교 하려는 마음이 깔린 것이라는 말도 있고, 경제 사회적으로 어렵다보니 자신의 성격과 진로를 알기 위해서,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일상화 속에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로 해당검사를 이용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93개의 문항검사를 통해 나온 16가지 성격유형으로 세상 모든사람을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MBTI를 알고 누군가를 대하면 그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들에 대하여 어떠한 오해나 외곡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는 점이 참 편리하고 좋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  

 

나는 감각과 직관을 나타내는 S, N 중에 N이 (상상력이 풍부하고 보이는 것보다 육감에 의존하는) 더 높다. 조금은 철학적일 수도 있는 '삶'과 '죽음' 등에 대한 주제에 흥미를 느끼는 편인데, 그래서인지 이 책을 보자마자 너무 읽고 싶었다! '시체를 보러간다'고 하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뉘양스가 미스테리 하면서도 죽음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풀어놓았을지 너무 궁금했다. 궁금하거나 재밌어 보이는건 꼭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바로 구매완료! 막상 읽어보니 범죄 추리 소설같은 흥미진진한 장르는 아니었다. 대신 내가 살아가는 '나의 삶'에 대해 곰곰히 돌이켜 생각하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었다.

 

 

책을 읽기 전에

책의 저자는 서울대 의학과를 졸업한 의과대학 교수이자, 20년간 1,500여건의 부검을 담당하며 매일같이 사람들의 죽음을 마주하는 법의학자다. 법의학이란 (Forensic Medicine) 인간의 죽음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그들의 인과관계를 밝혀냄으로써 법 운영과 인권 옹호에 이바지하는 학문을 말한다. 

 

 

들어가는 글

글쓴이는 서울대학교에서 '죽음의 과학적 이해' 라는 교양강의를 맡게 되었을 때 기초교양원으로부터 어린 학생들에게 죽음에 대한 강의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질의를 받게 되었는데, 이에 유성호 교수는 이와 같은 답변을 했다.

 

죽음이라는 것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생의 마지막 단계이자 자연스러운 섭리입니다. 죽음을 배움으로써 삶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주변을 돌이켜볼 수 있는 교양인으로서의 품격을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렇게 기초교양원의 허가를 받고 수업이 개설되었고, 수강신청 이틀만에 정원이 초과되어 추가신청 문의가 쇄도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죽음은 너무나 당연한 인생의 마지막 과정인데 현대사회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피하려 하고, 죽음과 우리 삶을 철저히 분리한 채 살아가게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저 닥치는대로 살면서 일시적인 위안과 위로에 현혹되어 살아가게 된다. 

인생은 죽음이라는 이 있기 때문에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죽음이 있기에 삶의 목적을 향해 힘겹더라도 걸을 수 있는 것이다. 막연히 피하려고만 하면 어떠한 문제도 해결되지 않으니 우리는 죽음을 회피하기보다 오히려 마주할 줄 아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lt;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gt; 책 리뷰

 

 

1부 죽어야 만날 수 있는 남자

인간이라면 그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인생 일대사의 문제, 죽음. 정확히 말하자면 죽음을 통한 '삶'의 이야기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법의학자로서 죽음을 정의할 때는 사망원인과 사망종류를 모두 따져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며, 심혈관 질환과 뇌질환이 그 뒤를 따르는데 이러한 질병으로 인한 말기 신체 증상으로 통증, 졸림, 힘 없음, 손발 저림, 가려움, 어지러움 등의 증상과 더불어 불안, 우울, 짜증, 고립감 등의 심리적 징후도 수반된다. 그런데 의학기술의 발달로 현대에 죽음을 판단하는데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는데, 바로 '연명의료'다. 연명의료로 삶과 죽음중 어느 영역인지 불분명한 중간지대의 존재가 새롭게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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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우리는 왜 죽는가

죽음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생명의 시작부터 이야기 해야한다. 과연 언제부터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일까? 가톨릭교회에서는 수태(수정란이 자궁벽에 착상된 것)된 때 부터로 보고, 형법으론 산모의 뱃속에서 진통을 느끼는 시점부터, 민법으로는 아기가 자궁경부를 통해 신체를 완전하게 노출했을 때부터 사람으로 본다. 옛날에는 그저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나와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과 나이들어 눈을 감는 순간을 생명의 시작과 끝으로 생각했으나, 지금은 언제부터 사람으로 볼 것이냐 하는 문제가 굉장히 까다롭고 어려운 문제가 되었다. 

 

생물학적 인간 탄생 여정은 다음과 같다. 여성의 마지막 월경이 있은 후 2주 뒤 배란이 일어나고, 이 때 남녀가 사랑을 나누면 정자가 난자 속으로 들어가 여성의 나팔관에서 수정이루어지며, 그 후 수정된 난자와 정자가 다시 자궁으로 가기까지 일주일 정도가 걸리는데 그 사이에 2개, 4개 8개 이렇게 반씩 쪼개지면서 수정란이 되어 자궁에 붙는다. 그런데 이 때 자궁벽에 붙지 못하고 쓰러지는 수정란이 절반 이상이며, 임신 초기에 자궁벽에서 떨어져 나가는 경우도 있어서 8주차 까지는 임신한 줄도 모르고 유산하는 경우도 많다. 이와 같이 임신이 되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힘든 일이기에, 사실상 우리 모두의 생명은 기적과도 같다 할 수 있다. 우리는 엄청난 불가능성으로 태어난 생명이며, 굉장히 신비로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죽음의 다양한 원인과 형태

✔ 자연사 또는 병사 : 다른 요인 없이 순전히 질병으로만 사망

✔ 외인사 :  행위자와의 관계에 따라 자살, 타살, 사고사로 분류. 분류되지 않는 것은 불상

✔ 자살 : 사망자 자신의 행위로 인한 죽음

✔ 타살 : 타인의 행위에 의한 죽음

✔ 사고사 : 어느 개체의 의사와 무관하게 생긴 죽음

✔ 불상 : 자살, 타살, 사고사 구별 불가할 때 

 

임상적인 죽음의 판정 기준은 '장기의 죽음' 이다. 그래서 죽음을 정의 하는 첫 번째 이론이 '심폐기능종지설' 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뇌사설'이 등장하며 두 이론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으로, 1.5키로 정도의 무게에 딱딱한 정도는 두부정도로 생각하면 될 정도로 연약한 부위이다. 

뇌사설의 논란이 대두되었던 시점은 1967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크리스티안 네틀링 바너드 박사가 세계 최초로 심장이식 수술에 성공한 후 부터다. 이 이후 부터 많은 나라에서 뇌사를 사람의 죽음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옛날에는 모든 가족이 모여 집에서 어른들의 죽음을 다같이 죽음의 순간을 함께 했지만, 지금은 세상과의 이별을 준비할 시간도 없이 의료행위의 한복판에서 죽음을 처분당하는 것이 죽음의 현주소인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죽음을 당하는 쪽이 아닌 적극적으로 맞이하는 쪽이 되었으면 한다. 

 

법의 학자로서 죽음과 인연 깊은 삶을 살고 있지만, 그 연이 깊어질수록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은 죽음이 아닌 <삶>이었다. 죽음을 생각하고 살피고 돌아보는 과정에서 삶의 경건함과 소중함이 더욱 더 절실해졌다. 우리 모두의 죽음은 한 개인으로서의 죽음이지만 한 사람의 죽음이 갖는 사회적 파장은 엄청나다. 어떤 죽음은 죽음으로써 사회 시스템을 바꾸기도 하고, 사회의 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만들어내기도 하며, 살인사건에서의 죽음은 그를 통해 사회의 이면을 드러내며 삶의 가치를 새롭게 질문케 하기도 한다. 

 

애석하게도 현대사회에서 늘어나는 죽음의 유형은 스스로 삶의 끝을 맺는 죽음, 자살이었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의 투신자살자들을 촬영해서 논란이 된 '다리The Bridge' 라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2004년 한 해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촬영했고, 총 23명의 자살현장을 담고 있다. 잡지 '뉴요커 The New Yorker' 가 금문교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했다가 살아남은 사람들을 인터뷰 했는데 공통적으로 이런 말을 했다. 

 

뛰어내리고 처음 떠오른 생각은 '방금 무슨 짓을 한거지' 였습니다.
나는 죽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는 놀랍게도 서울대 정신의학과 교수가 실제 자살자들을 두고 연구한 내용과 일치했다. 죽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여 실제 실행했지만, 막상 죽으려는 순간에는 살고 싶었다고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충동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라 잘못 알고 있는데,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와 단절되어 살아갈때 죽음에 대한 관념이 지속적으로 구체화 되며, 오랫동안 죽음을 준비하게 되고, 오랜 고민끝에 일순간 용기를 내서 실행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적 동물로서 인간이 행하는 가장 비극적 행위가 아닐 수 없는 '자살', 그야말로 누구나 한 번쯤은 떠올렸을 만한 실체가 있는 명사다.  더불어 사는 삶 속에서 이를 우리의 문제로 함께 인식하고 대처함으로써 사회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자살은 막아야 한다. 세상에 진정으로 죽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고로 우리는 주변에 잠재하는 자살자의 준비를 눈치채서 그의 삶의 방향을 돌려놓아야 하고 시도를 막아 그의 삶이 다시 새로운 빛을 내도록 도아주어야 한다. 그것이 그들과 같은 시대를 살아아가는 우리의 의무이기도 하다. 

 

혹시나 지금 죽음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정서문제가 치료를 통해 회복될 수 있으며, 결코 자살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다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정서문제는 신체의 질병을 치료하듯, 적절한 치료와 따뜻한 지지를 받으면 회복 될 수 있기에, 스스로를 포기하지 말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삶이라는 소중한 여정이 중단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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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죽음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한 번뿐인 삶! 결코 되돌릴 수 없기에 우리 모두의 삶은 그 무엇에 비할 바 없이 소중하다는 것은 그야말로 진리의 영역이다. 시대와 국경을 떠나 많은 사람들이 죽기전 지난 인생을 회고하며 이러한 말들을 남겼다.

 

👨‍🎤 마하바라타의 카르나 : 이제야 깨달았도다. 생이 이렇게 짧은 줄을! I see it now. This world is swiftly passing!

👨‍🌾 신삼국지의 조조 : 죽음은 서늘한 여름같다. 과거엗 사람들이 나를 오해했고, 현재도 사람들이 나를 잘못 알고 있고, 미래에도 사람들이 나를 아마 잘못 알고 있겠지만, 나는 그것이 두렵지 않다.

🕵 도요토미 히데요시 : 나의 몸은 이슬에서 와서 이슬로 사라진다. 

 

<삶을 열심히 사는 것>이 곧 '좋은 죽음' 을 의미한다. 그럼 어떻게 사는 삶이 열심히 사는 삶일까?

1)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주 표현하기

2) 죽기 전까지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

3) 내사 살아온 기록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길만한 자산만들기(돈, 감정, 경험 등)

4) 장례를 처리하는 최소한의 돈 마련하기

5) 건강하기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죽기 직전까지 자신의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니, 모든 생명체는 소멸한다는 사실을 인식한 후 대척점에 있는 삶을 치열하게 끌어안은 인생을 산다면 자신만의 인생의 마지막을 서술할 수 있을것이다. 늘 죽음을 인식하고, 그에 따라 유한한 삶에 감사하며, 자신과 주변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죽음의 과정에 여유가 생긴다. 고로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 하지말고 오히려 깊게 생각하며 지금 사유하는 삶에 감사하며 살기를 바란다. 

 

 

- - - - -

 

 

최근에 엄마 친구분이 암으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엄마를 통해 듣게 되었다. 암 말기에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에서 암을 발견한 상황이었는데, 무리되지 않는 선에서는 일상생활이 가능하셔서 엄마와 자주 같이 시간을 보내셨다고 했다. 두 분은 춤 추는 걸 좋아해서 같이 춤 학원도 몇 번 가신 적이 있는데, 학원에 가서 춤을 배우고 있는 도중에 아무렇지 않게 꼿꼿이 서있던 친구의 두 다리가 갑자기 맥없이 스르륵 풀리더니 주저앉은 그대로 쓰러져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 말을 엄마에게 전해 듣는데 엄마의 말투와 표정에서 당시의 긴박함과 당혹감, 슬픔과 원망스러움 등의 복합적인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느껴졌고, 가슴이 참 많이 아팠다.

 

그런데 엄마는 친구를 그렇게 보내고 몇 일이 지난 뒤에 친구가 죽기 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고 했다. 친구분이 암 말기 진단받고 나서 마지막으로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 하나 있었는데, 죽는 마지막의 순간이 아프고 고통스러운 것이 아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죽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너무 신기하것은 정말 친구의 소원대로 그렇게 좋아하던 춤을 추면서, 외마디 비명없이 친구의 인생이 마무리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을 느꼈다고 하셨다. 

 

인생은 참으로 의미있으나 허무하고, 영원할 것 같지만 모든 육의 것들은 유한한 존재로서 모두 나름의 끝이 존재한다. 그래서 모든 생명체의 소멸함을 인식하고, 끝이 있는 삶에 감사하며 자신과 자신의 주변을 사랑하며 살으라 하던 저자의 말이 더 마음 깊이 와닿았다. 끝이 있기에 아름다운 인생을 나 자신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잘 살아내기를 간절히 바라고 원하며.. 오늘의 책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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